역사추적의 흑치상지편을 돌려보니 흑치국의 위치가 나오는데 필리핀과 충남 덕산지역으로 크게 2가지 학설이 대립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 두 가지 학설이 너무 달라 한 쪽은 곧 사라지리라고 본다. 다른 한쪽도 확정되기보다는 계속 검증을 받아가며 학설의 생존이 결정될 것이다.
중국사료에 의한 흑치국은 지리적이고 풍습적인 기록이다. 그러면 그에 입각하여 찾아야 한다. 그런데 발음만을 가지고 흑치국을 공주 바로 인근인 충남 예산군 덕산면 지역으로 비정한 학설은 사료를 몽땅 무시한 것으로서 접근방법에서 문제가 있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담로제의 이해부족이다. 왕족인 부여씨를 흑치국에 봉했다는 것은 담로제의 흔적인데 담로제는 삼국사기의 백제가 지우고 싶어한 제도이지 자랑스러워한 제도가 아니었다. 담로는 5세기 이후 점차 줄어들어 6세기에는 20여개가 남았을 뿐이었다. 흑치상지가 활약하던 시대는 백제 말기다. 국내 담로는 다 사라지고 해외담로만 약간 남아있는 형편이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충남 덕산지역은 요즘으로 말하면 수도권이다. 누가 수도권에 흑치국이라는 나라를 두어 사람을 봉하고 자치권을 부여하고 싶겠는가? 흑치국을 국내서 찾으려면 영산강유역이라든가 한강유역이라든가 어찌되었던 왕실의 직할지가 아닌 지역에서 찾으려 해야 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백제의 수도권인 충남 덕산지역을 흑치국으로 비정한 것은 전혀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한다.
* 나는 중국을 여행하며 몇가지 가정을 했다.
(1) 만일 북한이 남한으로 통일되고 북한 정부와 지배계층이 대거 중국으로 망명해버린다면 통일된 남한의 정부는 북한 역사를 어떻게 기록할 것인가이다.
(2) 또 하나는 중국으로 망명한 북한 정부는 자신들이 해방후부터 방명전까지 통치하였던 북한을 어떻게 기록할 것인가이다.
(3) 마지막으로 만일 중국으로 망명한 북한 정부가 중국을 장악한다면 통일된 한국을 어떻게 기록할 것인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