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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어를 쓸 때, [ ]안에 한국식 한자 발음을 따로 적어 넣었습니다. - 조약돌)

내가 2주 전(양력 12월 21일)에 우연히 알게 된 사실 하나를 소개한다. 일본 동북(東北. ‘도호쿠’. 본주[本州] 섬의 동북쪽이자, 도쿄의 동북쪽)의 북쪽 끝인 ‘아오모리(靑森[청삼])’ 시(市)에는 ‘네부타’로 불리는 축제가 열린다.

이 축제는 서기 18세기 초, 그러니까 에도 막부 시절에 나타났으며(일본 동북 지방 사람들은 에도 시대 이전부터 악령을 물리치고, 한여름의 졸음을 깨우는 행사인 ‘네무리 나가시[眠り流し]’를 치렀지만, 그것이 큰 축제로 바뀐 때는 에도 중기다), 오늘날과 같은 모습으로 다듬어진 해는 서기 1958년인데, 축제에는 커다란 등롱(燈籠. 등불[燈]로 쓰이는 대그릇[籠]. 등불을 넣어서 어두운 곳을 밝히는 데 쓴다)을 실은 수레가 나온다. 이 수레의 이름이 ‘네부타’고, 수레의 이름에서 축제의 이름이 비롯되었다.

(‘네부타’는 ‘졸립다.’는 ‘네무타이[일본어]’에서 비롯되었다는 주장도 있으나, ‘졸립지 않다.’나 ‘졸음을 내쫓다.’는 말이면 모를까, 북과 피리소리가 가득하고, 화려한 등불들이 나오며, 사람들이 모여서 춤추고 외치는 축제가 과연 ‘졸리운 축제’로 불렸는지는 의문스럽다. 따라서 나는 이 주장은 정확하지 않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축제는 가을 추수기를 맞아, 여름지이(농사/농경)를 하는 사람들이 부지런히 일하도록, 졸음을 쫓아내려고 시작한 축제며, 양력 8월 1일에 시작해서 8월 7일에 끝낸다.

이 축제의 중심 행사는 밤에 네부타에 실은 화려한 등롱에 불을 켜고 시가지를 행진하는 일이며, 마지막 날에는 모든 장식물과 등불을 강물에 흘려보낸다. 이는 인간의 액운과 부정을 장식물에 실어 흘려보내, 사람의 몸과 마음을 깨끗하게 하고자 함이다.

축제에는 큰 북으로 힘차게 울리는 음악이 나오며, 화려하고 아름다운 피리소리가 울려 퍼지고, 축제에 모인 사람들은 “랏세라(ラッセラ)!”나 “랏세(ラッセー)!”하고 큰 소리로 외치며 거리를 춤추며 행진한다. 

이 ‘랏세라’/‘랏세’는 무슨 뜻일까? 사전을 뒤져도, 구호의 뜻이 나오지 않는다. 게다가 고유의 일본어와는 달리, 히라가나가 아니라 가타가나로 적는다(가타가나는 바깥 말[외래어]을 적을 때나, 의성어/의태어를 적을 때 주로 쓴다). 축제에만 나오는 구호니, 의성어/의태어는 당연히 아니고, 그렇다면, 근세나 근대의 일본어가 아닐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생각할 근거가 몇 가지 있다. 우선 오늘날(서기 2018년 현재) 일본의 동북 지방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은 일본 원주민인 조몽인의 후손이 아니라, 서기 8세기 이후에 구주(九州)/사국(四國)/기내(畿內) 지역을 비롯한 본주(本州) 서부와 중부/도쿄를 비롯한 관동(關東) 지방에서 옮겨와 뿌리내린 사람들이다.

(이는 캐나다 서부에 사는 백인들이 캐나다 동부 출신인 백인들의 후손인 사실이나, 뉴질랜드와 오스트레일리아에 사는 백인들 가운데 상당수가 켈트인인 에이레[Eire]인이나, 게르만족인 잉글랜드인의 후손인 사실이나, 미국 서부에 사는 백인들이 미국 원주민의 후손이 아니라, 미국 북동부와 남동부 출신인 백인들의 후손인 사실과 비슷하다)

그리고 동북 지방 사람들은 구주나 기내 지역이나 본주 서부/중부와는 달리, 다른 나라의 문화에 큰 영향을 받지 않고 살아왔다. 따라서 말을 비롯한 문화가 바뀌지 않고 이어져 내려왔을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선학(先學)들이 밝힌 바에 따르면, 일본어에는 배달말이 화석처럼 굳어져서 남아 있는데, 한 예로, 일본의 축제인 마츠리, 특히 신사(神社)에서 여는 마쯔리에는 사람들이 가마를 짊어지고 “왔쇼이, 왔쇼이!”하고 외친다. 이것은 배달말인 ‘왔소, 왔소!’가 살짝 바뀐 것이다(아마 “우리가 고구리[高句麗] 군사를 피해, 바다를 건너 왜[倭] 땅으로 왔소!”하고 외친 것이 줄어들었든지, 아니면 “신/조상님이 잠시 자신들의 본거지를 떠나서 인간 세상에 오셨소!”하고 외친 것이 줄어든 것이리라). 그렇다면 마츠리의 한 갈래인 네부타 축제에 나오는 구호인 ‘랏세라’도 배달말이 아닐까?

일단 결론을 유보하고, 낱말(구호) 그 자체를 살펴보자. 우선 ‘랏세’는 ‘랏세라’가 줄어든 말일 것이니, 따로 다루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랏세라’의 뜻이다.

이 구호를 언제, 왜, 어떻게 외치는지 살펴보면, 그리고 축제의 성격과 시기를 알아보면, 구호의 뜻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사전의 설명에 따르면, ‘랏세라’는 네부타 축제에 참가한 사람들만 외치는 구호다. 그렇다면 네부타 축제를 다시 한 번 살펴봐야 한다. 이 축제는 원래 졸음을 깨우는 행사였다. 그렇다면 그 행사/축제에 나오는 구호는 ‘졸지 마라, 잠에서 깨!’하는 독려일 가능성이 있다.

또한 축제에 등롱을 실은 수레가 나오는 데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축제는 저녁이나 밤에 시작된다. 축제에 참가한 사람들은 밤새도록 시가지를 행진하며, 그들은 그렇게 하면서 ‘랏세라!’를 외친다.

밤에 축제에 참가해서, 날이 샐 때까지 놀고 즐기는 사람들이 할 수 있는 말이 무엇일까? 당연히, 사람이라면 자연스럽게 느끼는, 졸음과 수면욕을 뿌리치자는 격려 겸 명령이다. 졸거나 자지 않아야 밤에 열리는 축제를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자지 마!”나 “졸지 마!”나 “날을 새자!”는 말을 구호로 외쳐야 할 텐데, 이 셋 가운데 “날을 새자!”가 ‘랏세라!’와 가장 비슷한 말이다.

잠깐, ‘날을 새다’? 이 말은 한국의『국어사전』에도 나오는 말이다. 비록 ‘날 새다’가 한국의 입말(구어)로는 “기회가 지나갔다.”나 “이제는 끝났다.”는 뜻으로 쓰이지만, 원래는 ‘날이 새다.’는 말을 줄인 것이며, 그것도 ‘밤이 지나가고 새벽과 아침이 온다.’/‘날이 밝아오다.’/‘동이 트다.’는 뜻이었다. 그리고 ‘날새다’의 명령형은 ‘날새라.’, 그러니까 ‘날을 새라’( = 잠을 자지 말고 밤새 깨어 있어라)다.
                         
이 ‘날새라’가 ‘랏세라’와 엇비슷하다. ‘새’와 ‘세’는 입말의 소리(발음)으로는 크게 구분되지 않으므로, 원래는 같은 말이었을 것임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하지만 ‘날’과 ‘랏’은 다르잖아?”하고 물어보시리라. 그것도 설명할 수 있다.

원래 ‘ㄴ’발음이었던 것이 세월이 흐르면서 ‘ㄹ’발음으로 바뀔 수 있다. 한 예로, 박(朴)씨족과 혁거세거서간이 세운 나라인 ‘서나벌(徐那伐)’은 나중에는 ‘서라벌(徐羅伐)’로 바뀌었다. ‘나’가 ‘라’로 바뀐 것이다. 또, 배달말에서 ‘ㄴ’ 발음이었던 것이 일본어에서는 ‘ㄹ’발음으로 바뀌기도 한다. 羅는 배달말로는 ‘나’로 읽으나, 일본어로는 - 음독(音讀)하자면 - ‘라(ら)’로 읽는다. 이 원칙을 적용하면, ‘랏세라’는 원래 ‘낫세라’였는데, 오랜 세월이 흐르면서 발음이 바뀌었다고 추측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래도 ‘낫세라’는 ‘날새라’와 다르지 않느냐?”고 되물으실 텐데, 그건 이렇게 볼 수 있다. 원래는 받침이 없던 낱말이나, 지금 알려진 것과는 다른 받침을 달고 있던 낱말이, 다른 낱말과 합쳐지면서 새 받침이 생기거나, 아니면 옛 받침이 사라지고 엉뚱한 받침이 붙을 수도 있다. 전자는 ‘해’와 ‘빛’이 합쳐진 말인 ‘햇빛’을 들 수 있다(‘해’가 ‘빛’과 합쳐지면서, 원래는 없던 받침인 ‘ㅅ’이 붙었음).

다시 말해서 ‘낫세라’의 ‘낫’은 원래 ‘ㅅ’ 받침이 아닌데, ‘새라(“새다”의 명령형)’가 ‘낫’의 원형인 낱말 뒤에 붙으면서, 그 낱말의 원래 받침은 사라지고, 대신 ‘새라’의 영향을 받아 ‘ㅅ’ 받침이 붙은 것이라는 이야기다.

따라서 ‘낫세라’의 ‘낫’에서 ‘ㅅ’ 받침을 빼면, ‘나세라’가 된다. 이것이 ‘날새라’와 가장 비슷한 원형이다.

원래는 ‘날새라’였는데, 세월이 흐르면서 ‘ㄹ’ 받침이 떨어져나갔고, 대신 ‘새라’의 ‘ㅅ’발음에 영향을 받아서 ‘낫새라’로 바뀌었으며, 더 세월이 흐른 뒤에는 ‘ㄴ’ 자음이 ‘ㄹ’ 자음으로 바뀌어서 ‘랏새라’가 되었고, 그것이 오늘날에는 ‘랏세라’가 된 것이다. 그리고 ‘랏세’는 ‘랏세라’가 줄어든 구호다.

밤에 여는 행사/축제에 “잠들지 말고 버티자. 날이 샐 때까지 축제를 즐겨라!”하고 독려하려고 “날(을) 새라!”(= 밤을 새라)고 외친 것이 ‘랏세라’이며, 비록 동북 지방에 뿌리내린 지 즈믄 해(1천년)가 흘러 동북 지방의 일본인 들이 말뜻을 잊어버렸지만, (‘왓쇼이, 왓쇼이’와 마찬가지로) 구호 자체는 살아남아 오늘날까지 내려온 것이다.

‘랏세라’는 ‘왓쇼이’와 마찬가지로, 일본어 안에 남아있는 ‘배달말의 화석’이며, 오늘날의 일본 동북 지방 사람들이 배달민족의 먼 후손임을 입증하는 증거다.  

- 음력 11월 15일(양력 12월 21일) ~ 11월 19일(양력 12월 25일)에 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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