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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서기 신공황후 52년조 읽기

백제사 조회 수 130 추천 수 0 2018.10.03 05:51:25
一道安士 *.194.45.182
과거에 인터넷에서 어떤 분이 제게 나는 역사공부를 5년이나 했는데 당신은 얼마나 했느냐 하고 물은 적이 있습니다. 저는 30년 했다고 답변하였습니다. 하지만 역사과를 나온 사람은 역사과를 나오지 않은 사람이 아무리 오래 역사공부를 해도 인정하지 않는 것이 보통입니다. 그 이유는 사료를 보는 기본 방법에 대한 교육을 받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즉 역사학의 기본인 사료비판 능력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사료를 해석하는 것으로만 따지면 한학자가 가장 잘 합니다. 그러나 한학자를 역사학자라고 하지는 않습니다.  

이번에 시범적으로 한 번 해보겠습니다. 사료비판이 가장 필요한 역사책인 일본서기에서 기사를 하나 골랐습니다. 칠지도가 나오는 유명한 신공 52년조 기록입니다. 

[1] 신공황후 52년, 가을 9월 정묘삭 병자(10일)에
[2] (백제인)구저 등이 (왜인)천웅장언을 따라왔다.
[3] 칠지도(七枝刀) 한 자루와 칠자경(七子鏡) 한 개를 비롯하여 여러 가지 귀중한 보물을 바쳤다.
[4] 그리고 “신국의 서쪽에 강이 있는데, 그 수원은 곡나철산(谷那鐵山)입니다. 너무 멀어서 7일 동안 가도 이를 수가 없습니다. 그 물을 마시다가 문득 그 산의 철을 얻으니 영원토록 성조(聖朝)에 바치고자 합니다.”라고 아뢰었다.

[5] (백제왕이) 손자 침류왕(枕流王)에게 “지금 내가 교류하고 있는 바다 동쪽의 귀국은 하늘이 계시하여 세운 나라이다. 그러므로 천은을 베풀어 바다 서쪽을 나누어 나에게 주니, 나라의 기틀이 영원히 견고해졌다. 너도 마땅히 우호를 잘 닦아 토물을 모아 공물을 끊임없이 친다면 죽어도 무슨 한이 남겠느냐?”라고 일러두었다.
[6] 이후로 매년 끊임없이 조공하였다.

[7] 신공황후 55년, 백제 초고왕이 죽었다.
[8] 신공황후 56년, 백제 왕자 귀수가 왕위에 올랐다.


자, 이제 하나씩 살펴봅시다. 어떻게 사료를 판단하는지에 관하여 입니다.

[1] 여기서 가장 신뢰할만한 기록은 <가을 9월>입니다. 일본서기는 해는 자주 속여도 달은 잘 속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일본서기 달의 정확성은 삼국사기 등을 통하여 여러 번 검증되었습니다. 

[2] 구저나 천웅장언은 다른 사료에는 안 나오고 일본서기에서도 신공조에만 나옵니다. 구저는 백제인으로 46년~52년조 사이에만 나오고, 천웅장언은 왜인으로 47년~52년조 사이에만 나옵니다. 따라서 다른 시대의 인물의 이름을 가져다 메꾼다고나 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이 기록은 신뢰할 수 있는 것으로 봅니다.

[3] 물건은 잘 속이지 않습니다. 더구나 개수까지 나옵니다. 개수도 과장을 위하여 부풀린 것이 없는 각 1개씩입니다. 따라서 백제에서 왜국으로 칠지도와 칠자경이 갔다는 것은 신뢰성이 높습니다. 이 구절의 바쳤다(則獻)에 대하여 하사냐 바쳤냐를 가지고 싸운다면 둘 다 바보입니다. 역사학은 그만 두는 것이 낫습니다.

[4] "...곡나철산입니다." 까지만 있으면 믿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뒤에 7일을 간다는 것과 물맛을 보고 철산지를 찾는다는(물맛을 보고 철산지를 찾는 것은 고대의 철광 찾는 방법임) 것이 맞기 때문에 신뢰성이 높은 기록입니다. 곡나철산은 황해도 내륙인데, 실제로 철산지가 있으며, 금강유역에서 가는데 7일 걸립니다. 

이 기록은 이후 대방지역에 왜인이 얼씬 거렸다는 뜻입니다. 과연 이 기록이 사실인지를 확인하려면 대방지역에 왜가 나오는 중국사서의 기록의 있는지를 찾아보는 것입니다. 있습니까? 어디에 나옵니까? 나와야 할 곳에 나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 일본서기 기록과 중국사서의 해당 기록이 둘 다 맞는 것입니다.

신공황후조에는 중부 이하 한반도 지명들이 여럿 나오지만 한강유역 지명은 단 하나도 안 나옵니다. '아! 그러면 한강유역 기록인 삼국사기 백제본기에는 안 나오겠구나.' 하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안 나와야 삼국사기와 일본서기가 일치하는 것입니다.

[5] 지명도 없고, 물건 이름도 없고, 전쟁 같은 사건도 없습니다. 왕명인 침류왕 외에 인명도 안 나옵니다. 이 기록은 일본서기 원사료에는 없던 기록으로 어떤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후대에 첨가된 것입니다. 일본서기는 8세기에 초판이 나왔지만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것은 임진왜란이 있던 16세기 본이고, 본마다 내용이 상당히 다릅니다. 8세기 이후 계속 고쳐 써졌는데 주로 천황가의 위신을 높일 필요가 있을 때마다 기록에 손을 댔다고 합니다. 따라서 이 기록은 사료판단의 기준이 못되므로 버립니다. 

[6] 매년 끊임없이 조공했다고 했는데 몇 월 달에 했는지, 누구를 보냈는지, 무슨 물건을 조공했는지,.. 하나도 없습니다. 따라서 버립니다.

[7] 백제 초고왕이 죽어 왜국에 무슨 일이 있었습니까? 아무 관련도 없는 외국 기록입니다. 당대의 기록이지만 일본서기 편집진이 기년 조작이라는 목적을 가지고 집어 넣은 것입니다. 따라서 일본사 연구와 무관하므로 버립니다.

[8] 위의 [7]과 동일합니다. 버립니다.

이상을 요약하면 [5]-[8]을 버리고 [1]-[4]만으로 역사를 해석해야 오류가 발생할 가능성이 줄어드는 것입니다.

대충 이란 방식인데 이것은 일본서기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고 모든 사료를 읽을 때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만일 어떤 사람이 삼국지에 나오므로 맞다고 한다면 이는 역사학을 포기한 것입니다. 역사학도가 아니라 성경을 읽는 신학도라고 보아야 합니다. 일본서기든 삼국지든 다 사람이 쓴 것입니다. 따라서 어느 사료든 기록이 맞는지 틀리는지를 먼저 검사하고 그에 따라 역사를 해석해야 하는 것입니다. 소위 사료비판의 첫걸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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