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천사지광국사현묘탑
法泉寺智光國師玄妙塔
탑이야 원래 석가의 진신사리를 봉안한 것이지만,
이렇게 승묘(僧墓)로서의 탑도 있다. 부도라고도 부른다..
흔히 부도라 하면 사찰의 입구 혹은 뒷편에 군집을 이루기도하는데 돌로만든 종처럼 보여서 석종(石鐘)형 부도라고도 한다.
그 외에는 마치 석등처럼 생긴, 그러나 안에 불을 켜두는 화사석은 아닌 그냥 돌로만 되어 있는 부도도 있다. 그런것은 일반적으로 평면이 팔각형이라서 팔각원당형 부도라고도 한다..
이 법천사지광국사현묘탑의 경우는 그런 팔각형이 아니라 평면이 사각이라는 독특한 모양을 하고 있다.
게다가 기단부라고 해야 하나 그 상단에는 마치 커튼이 쳐있는 것 처럼 생기기도 한 묘한 모양이다.
하층기단의 네 귀퉁이에 뻗어나간 모양도 독특하기도 하고...
예컨대 석탑을 볼때 가장 쉽게 떠올리는 모양이 바로 불국사 석가탑의 형태인데(10원짜리에 다보탑이 있어서 그게 더 익숙하다고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요즘 예전 1원짜리 만큼이나 작아져 버려서 본지는 오래되었다..) 그런 탑을 보다가 다양한 문양의 화려한, 경천사지 10층석탑 혹은 원각사지 10층석탑(뭐 층수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지만서도..)을 볼때의 생경함 처럼..
팔각원당형과 석종형 부도에 익숙해져있는 눈에는 이 법천사 지광국사현묘탑은 낯설다...
고려시대 지광국사 해린(海鱗, 984∼1070)의 승탑(僧塔)인 이 부도는 원래 원주에 있었다. 강점기에 일본의 오사카로 빼돌리려다가 그 뜻(?)을 이루지 못하고, 당시 총독부 옆에 모셔두었다고한다. 지금도 약간의 위치이동은 있었으나(총독부건물 철거 전의 위치와는 바뀐 것으로 기억된다..) 경복궁 경내에 있다. 위 사진의 캡션에는 "현재 총독부박물관에 있다"라고 한 것을 보면 원 위치로 돌아가지 못한 아쉬움의 기간도 또한 길었다...
그런데 기단부 중단 모서리 쯤에 있는 사자가 눈에 들어온다. 가서 직접 봐도 마찬가지지만 문화재청에 있는 지금의 사진에는 없는 사자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