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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나주의 고분들

투고글 조회 수 7570 추천 수 107 2004.02.15 01:17:49
전남 나주의 고분들

흔히 전라도지역을 답사한다고 하면 운주사‧송광사‧쌍계사‧화엄사‧도갑사‧대흥사‧연곡사 등의 사찰을 중심으로 한 불교유적을 언뜩 떠올릴 것이다. 아니면 해남‧강진을 중심으로 한 청자문화권역을 상상하거나, 제사보다는 젯밥이라는 말처럼 푸짐하고 맛깔스러운 전라도지역의 음식을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지난 4월 훌쩍 서울을 떠난 필자는 전라남도 지역에서만 독특하게 나타나는 일련의 고분군들을 둘러보고 왔다. 사실 답사란 떠나기 전에 충분한 검토와 준비가 선행해야 별다른 어려움 없이 계획된대로 일정을 추진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 떠난 답사는 아무런 사전 준비도 없이 불쑥 떠나게 된 것이어서, 현지 사정에 밝은 조선대학교 박물관의 문안식‧이대석 연구원의 도움을 받기로 했다.

전라남도 지역의 무덤양식은 한반도의 다른지역과 비교해서 조금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무엇보다도 독특하며 다양한 형태의 무덤이 보인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무덤양식은 땅을 파고 만든 토광묘(土壙墓)에서 수혈식(竪穴式)석실묘, 횡구식(橫口式)석실묘, 횡혈식(橫穴式)석실묘로 변화 발전해 왔다. 이러한 양식은 한반도의 대부분의 지역에서 일반적인 양상이다. 물론 경주지역에서 발견되는 일련의 적석목곽분(積石木槨墳)은 예외이긴 하나, 여기에서는 논외로 하겠다.
그렇지만 전라남도 지역에서 보이는 무덤양식은 우선 청동기 시대 이후 지석묘가 무수하게 보인다. 특히 전라남도에서만 약 5,000여 기를 넘는 기반식‧무지석식 지석묘(소위 “남방식”)가 조사되었다. 또한 옹관묘(甕棺墓 ; 독무덤)도 많이 축조되고 있는데, 다른 지역에서 보다 많이 그리고 늦은 시기까지 축조되고 있다. 게다가 발굴조사에 의하면 이 지역에서는 길이가 무려 2m를 넘는 대형 옹관이 다수 출토되기도 하였다.
그리고 나주‧함평지역에서는 전방후원분(前方後圓墳)이 보이고 있다는 특징도 있다. 전방후원분은 앞쪽은 네모난 형태(약간의 사다리꼴)를 뒤쪽은 원형을 취하고, 그 주위에는 환호(環濠)를 돌리고 있는 특이한 모양의 고분이다. 그래서 위에서 보면 마치 열쇠구멍처럼 생겼다고하고 하여 Keyhole형의 고분이라고도 한다. 그리고 전라도 나주‧함평지역에서는 고분의 형태가 마치 장고(長鼓)처럼 생겼다고 하여 장고분(長鼓墳)이라고도 한다. 명칭이야 어쨌든 전방후원분은 이곳 전남의 서부지역에 일부 나타나고 있는 점은 상당히 재미있는 현상이다. 왜냐하면 전방후원분은 대체로 일본 지배층의 고분으로 사용되던 것이며, 한반도에서는 이 지역을 제외하고는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고분으로는 한국 고대의 어느 시점엔가 전라남도 서남부지역이 일본(당시에는 倭)과 활발하게 교류하였을 가능성을 제기할 수 있다.
원래 이 지역은 구 마한의 잔존세력이 자리잡고 있던 곳이다. ≪일본서기≫에 의하면 왜(倭)가 백제 근초고왕(346~375)에게 전라남도지역을 할양하였다는 기사가 있다. 그런데 이 기록은 그 주체를 바꾸어 백제가 이 지역을 점령하였다는 기록으로 이해되고 있다. 그렇다면 4세기 후반에 백제는 마한의 잔여세력을 완전히 점령하고 영토를 전라남도의 남해안까지 확장한 것으로 된다. 그렇지만 백제의 영향력이 4세기 후반에 전남지역에까지 미치고 있었다면, 적어도 무덤양식은 차치하더라도 고분의 부장품으로 백제계 유물이 출토되어야 한다. 그러나 백제계열의 유물은 6세기 이후로 편년되는 고분에서만 발견되고 있으며, 그때까지는 백제 지배층의 무덤양식이었던 횡혈식석실분도 보이지 않고 마한지역 재래의 무덤형태인 옹관묘가 5‧6세기까지 상당수 조영되고 있었다.
고유의 무덤양식을 계승하는 것은 백제의 지배력에서 한발 벗어나 있었음을 의미하는 것이고, 또한 전방후원분이라는 독특한 무덤양식을 축조하였던 것은 백제의 간섭을 받지않고 독자적으로 일본과의 교류를 전개하고 있었던 것으로 추측할 수 있는 자료가 된다.
이와 같이 이 지역은 백제로부터 무력에 의한 점령을 당하였지만, 다시 지리적‧경제적 이점을 되살려 독자적인 세력화에 성공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즉 이 지역은 일본과 중국을 연결하는 중계지로서의 해양적 중요성를 가짐과 동시에, 그 가운데서 창출되는 교역을 통한 경제력 뿐만아니라 영산강유역의 평야에서 반출되는 풍부한 농업경제력을 모두 겸비하고 있었기 때문에 독자화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일반적으로는 무력에 의해 한번 정복되어진 곳은 곧 점령한 측의 영속적 지배에 놓여있던 것으로 생각해왔다. 또한 대체로 백제의 영역에 대해서 전라남도지역을 모두 아우르는 것으로 이해하여 왔다. 그렇지만 필자가 답사한 이곳 전라남도는 이러한 상식적인 지배예속관계에 있지 않았다. 위에서 말한 여러 가지 고분의 형태로 본다면 5‧6세기까지는 이 지역이 백제의 완전한 영역에 들어가 있지 않았음이 분명하다. 그러한 행동을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바로 이 지역이 가지고 있는 해양적‧경제적 이점들이었다.
해양의 중요성이 다시한번 강조되고 있는 요즘, 전라남도지역에 있었던 독특한 묘제를 조영했던 세력은 앞으로 우리가 지향해야할 역동성에 대하여 다시한번 생각하게 하는 여지를 준다.HiSTOPIA™

작성일 : 2000. 5. 29.
2000년 동국대 대학원신문 '풍경소리' 게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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