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신기한 기록입니다. 어디서 이런 기록들을 다 찾으시는지 감탄스럽습니다. 이 전설의 성립연대가 우선 문제라고 봅니다.
남원이라는 도시는 섬진강의 발원지역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소위 마한문화권과 변진한문화권의 경계입니다. 고고학적으로 보면 본래는 마한문화권이었는데 후에 가야문화가 들어온 형태입니다. 남원에서 4-5세기(?, 기억이 불확실함)로 추정되는 가야의 갑옷과 투구가 나왔습니다.
그렇다면 마한왕이 변진한의 공격을 막기 위해 성을 쌓았다는 이 전설은 상당히 신빙성이 있습니다. 결국은 변진한군이 정령치를 넘어 남원에 들어왔다는 뜻입니다.
시기가 문제인데 고고학 전문가들에게 남원에 가야계통의 문화가 들어온 정확한 시기를 문의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이 전설은 그 무렵의 상황을 반영하였던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마한과 변진한이 싸운다면 삼한이 모두 백제(삼한백제)에게 통합되기 전인 1-2세기 이거나, 삼한백제 망하고 한반도에 잠시 열국시대가 펼쳐진 5세기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조약돌이 일도안사님의 글에 덧붙인 말 :
"사실은 저도 우연히 찾은 거예요. 그리고 말씀대로라면 서기전 84년, 지리산으로 달아난 마한 왕은 정령치 전설과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을 가능성이 크겠네요. 따라서 저는 서기 정령치 이야기가 서기 5세기에 일어난 일을 알리는 이야기라는 결론을 내리는 바입니다. 진왕의 억제력이 사라지자, 평소 제후였던 변한과 마한의 군주들이 모두 왕이 되려고 싸웠을 가능성이 높단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