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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1
▩소잔명존 : 1. 들어가는 말
// Document: http://www.histopia.net/zbxe/68410 2008.11.19 23:45:15 (*.143.129.134) 신라사1 Comments 308 Views
1. 들어가는 말 - 신화에서 역사를 뽑아내기
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고대 미스르(영어 이름 '이집트') 신화에 나오는 '호루스' 신(神)과 '세트' 신의 갈등은 6000년 전(서기전 4000년대) 상(上) 미스르(미스르 남부)에 있었던 도시국가인 '네켄' 왕국과 '나가다' 왕국 사이에서 일어난 전쟁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이야기라고 한다. 네켄은 호루스를 섬기는 나라였고 나가다는 세트를 수호신으로 섬기는 나라였는데, 이 두 나라가 자신들의 수호신을 앞에 내세우며 싸웠고, 그 사실이 신(神)들이 직접 싸우는 이야기로 바뀌어 전해졌다는 것이다.
그리고 오늘날 바라트(영어 이름 '인디아') 북부에 살고 있는 아리아인들의 송가(頌歌)인『리그베다』는 "비록 중세시대에 문자로 기록되었지만, 청동기시대의 언어 형태를 놀라울 정도로 정확하게 보존하고 있다(마이클 우드)." "따라서『리그베다』는 산스크리트어를 사용한 귀족계급이 옥서스 강에서 남동쪽으로 갠지스 강까지 세력을 확대해가는 수세기 간의 역사를 노래한 것이라 할 수 있다(마이클 우드)."
수메르(이라크 남부)의 신화인『길가메시 서사시』에 나오는 '길가메시'라는 인물은 '우루크'(수메르의 도시국가)의 왕인데, 서기전 2700년(4700년 전)에 성벽을 쌓았던 왕이었고 "실존 인물이었을 가능성이 크다(마이클 우드)." 그리고 서기 2003년 4월 29일 BBC 방송의 보도에 따르면, "이라크에 있는 고고학자들은 '역사상 가장 오래된 책'의 주제인 길가메쉬 왕의 잃어버린 무덤을 그들이 발굴했을지도 모른다고 믿고 있다." "최근(서기 2003년 - 옮긴이) 독일 학자들이 이끄는 발굴단은 한때 유프라테스 강이 흘렀던 곳에서, 길가메쉬 왕의 것으로 추정되는 무덤을 포함한 우루크 도시 전체의 흔적을 발견했다. 뮌헨에 있는 바이에른 역사유적연구국의 요르크 파스빈더는 이것이 길가메쉬 왕의 무덤이라고 단정하기는 이르지만, 서사시에 묘사된 것과 매우 흡사하다고 말했다. 서사시에 따르면, 길가메쉬 왕은 그가 죽은 뒤, 유프라테스 강의 물이 두 갈래로 갈라지자 강 밑에 축조된 무덤에 안장됐다. 파스빈더는 도시 바로 바깥쪽에 옛날 유프라테스 강이 있던 자리의 한복판에서 도시의 흔적과 매장지로 보이는 건축물을 찾아냈다면서, 이라크의 사막 지하에서 이처럼 놀라운 고대 도시를 발견한 것은 첨단기술 덕분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니까 길가메시는 실존인물이었고,『길가메시 서사시』에 나오는 이야기는 그가 죽은 뒤 그를 영웅으로 여긴 수메르 사람들이 그의 실제 행적에 다른 이야기들을 접붙여서 만들어낸 '신화가 된 역사'인 것이다.
마야의 신화를 담은 책인『뽀뽈 부』는 어떤가? 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이 책은 마야인의 한 갈래인 '끼체'족(과테말라의 원주민)의 역사가 담긴 책이다. 이 책에는 끼체족이 "동쪽에 있는 유카탄 반도(과테말라는 유카탄 반도의 서남쪽에 있다 - 조약돌)"에서 과테말라로 이동했다는 구절이 나오고, 그 뒤 과테말라의 산에서 살던 끼체족이 산의 '아래쪽'인 평야에 살던 민족과 싸워 그들을 정복한 사실이 '나쁜 신(神)들이 다스리는 땅 밑을 정복한 일'로 나오기 때문에, 이 책을 읽는 사람은 끼체족이 원래는 메히코(영어 이름 멕시코) 동남부에서 살다가 과테말라로 옮겨와 정착했으며, 그 뒤 산에서 평야로 내려와 평야를 정복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는 것이다.
이번에는 헬라스(영어 이름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켄타우로스'를 살펴보자. 켄타우로스는 윗몸은 사람이고 아래는 말인 족속을 일컫는 말이다. 그런데 내가 예전에 접한 학설에 따르면, 이들은 단순한 상상력이 빚어낸 괴물이 아니다. 3~4000년 전에 유럽에 쳐들어온 기마민족이 있었는데, 이들은 말 위에서 무기를 휘두르며 싸웠기 때문에 유럽의 선주민이 보기에 말과 한 몸인 것처럼 보였다. 그래서 헬라스 사람들은 이들을 '반은 사람이고 반은 말인 족속'으로 여겨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켄타우로스의 이미지를 만들어냈다는 이야기다. 비록 먼 훗날의 이야기지만, 게르만족의 땅과 로마를 침략한 "훈 족은 그들의 말과 완전히 일체가 되어서 반인반마(半人半馬), 즉 사람과 짐승을 섞어 놓은 괴물에 비유되었다(리처드 루드글리)."고 하니, 이 학설이 아주 터무니없는 것은 아니라고 하겠다.
이렇게 긴 서론을 늘어놓는 까닭은 신화는 100% 꾸며낸 이야기가 아니며, 신화에서 얼마든지 실제 역사를 뽑아낼 수 있다는 것을 설명하기 위함이다. 이는 일본의 신화에도 적용할 수 있는 법칙이다.
이제 나는 이 법칙을 바탕으로,『고사기(古事記)』/『일본서기(日本書紀)』의 신화와, 일본 시마네(島根. 도근) 현(縣)의 전설에 나오는 신(神)인 소잔명존(素盞鳴尊)을 다루고자 한다. 그의 이야기가 단순한 신화가 아니라 실제 역사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나는 사료를 바탕으로 그가 누구였는지, 그리고 어떻게 살았는지, 그의 기록이 '왜' 어느 역사서에는 남고 다른 역사서에는 사라졌는지, 그의 이야기가 오늘날의 우리에게는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고찰하고자 하는데, 4년 전(서기 2005년)에 쓴, 이 문제를 다룬 글이 비교적 긴 글이기 때문에 몇 편으로 나누어서 올리겠다.
그리고 4년 전에 쓴 글을 다시 읽어본 결과 글의 내용이 부실하기 때문에 이를 그대로 올릴 순 없고, 그동안 새로 얻은 자료를 바탕으로 다시 고쳐 쓸 텐데, 이것도 내용의 정확함과 논리의 정교함을 위해 꼭 해야 하는 일이니, 이 누리집(사이트를 일컫는 순우리말)에 들르시는 분들은 나의 행동을 너그럽게 받아 주시기 바란다.
(2편에서 계속....)
※참고 자료
―『인류 최초의 문명들』(마이클 우드 지음, 강주헌 옮김, 중앙 M&B 펴냄, 서기 2002년)
―『청소년을 위한 길가메쉬 서사시』(김산해 엮음, 휴머니스트 펴냄, 서기 2006년)
―『마야 인의 성서 포폴 부』(고혜선 편역, 여름언덕 펴냄, 서기 2005년)
―『바바리안』(리처드 루드글리 지음, 우혜령 옮김, 뜨인돌 펴냄, 서기 2004년)
―『고등학교 지리 부도』(이기석/오흥석/황만익/반용부/허행구 지음, 주식회사 보진재 펴냄, 서기 1990년)






일본서기 역시 초창기 가야 이민과 후반기의 백제 이민의 이야기를 담고 있을 것이라는 것 정도는 추측이 가능하나, 이를 구체화하여 역사학적 입장에서 서술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닐 것입니다. 다음 편이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