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온천에서 목욕하고 성으로 돌아올 때 굴정역(屈井驛) 동지야(桐旨野)에 이르러서 쉬었다.
여기에서 문득 보니 한 사람이 매를 놓아서 꿩을 쫓게 하자 꿩은 날아서 금악(金嶽)을 지나 어디로 갔는지 종적이 없다.
방울소리를 듣고 찾아 굴정현(屈井縣) 관청 북쪽 우물가에 이르니 매는 나무 위에 앉아 있고 꿩은 우물 속에 있는데 물이 마치 핏빛
같았다. 여기에서 꿩은 두 날개를 벌려 새끼 두 마리를 안고 있고, 매도 역시 그것을 측은하게 여겨서인지 감히 꿩을 잡지 않고 있다.
공(公)이 이것을 보고 측은히 여기고 감동하여 그 땅을 점쳐 보니 가히 절을 세울 만하다고 한다.
서울로 돌아와 이 사실을 왕에게 아뢰어 그 현청(縣廳)을 다른 곳으로 옮기고 그곳에 절을
세워 이름을 영취사(靈鷲寺)라고 했다."
digitized by
jikji. HiSTOP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