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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오녀(細烏女)는 남편이 돌아오지 않는 것이 이상해서 바닷가에 나가서 찾아 보니 남편이
벗어 놓은 신이 있었다. 바위 위에 올라갔더니 그 바위는 또한 세오녀를 업고 마치 연오랑 때와 같이 일본으로 갔다. 그
나라 사람들은 놀라고 이상히 여겨 왕에게 이 사실을 아뢰었다. 이리하여 부부가 서로 만나게 되어 그녀로 귀비(貴妃)를
삼았다.
이때 신라에서는 해와 달에 광채(光彩)가 없었다. 일자(日者)가 왕께 아뢰기를,
"해와 달의 정기(精氣)가 우리 나라에 내려 있었는데 이제 일본으로 가 버렸기 때문에 이러한 괴변이 생기는 것입니다"했다. 왕이
사자(使者)를 보내서 두 사람을 찾으니 연오랑은 말한다. "내가 이 나라에 온 것은 하늘이 시킨 일인데 어찌 돌아갈 수가 있겠는가.
그러나 나의 비(妃)가 짠 고운 비단이 있으니 이것으로 하늘에 제사를 드리면 될 것이다."
이렇게 말하고 비단을 주니 사자가 돌아와서 사실을 보고하고 그의 말대로 하늘에 제사를
드렸다. 그런 뒤에 해와 달의 정기가 전과 같았다. 이에 그 비단을 임금의 창고에 간수하고 국보(國寶)로 삼으니 그 창고를
귀비고(貴妃庫)라 한다. 또 하늘에 제사지낸 곳을 영일현(迎日縣), 또는 도기야(都祈野)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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